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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CULTURE

자연이 선사하는 경이로움,《오! 자연 Oh! Nature》展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자연은 많은 예술가들의 영감의 원천이 되곤 하죠. 현대어린이책미술관에서 12월 8일(화)부터 열리는 《오! 자연 Oh! Nature》展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다양하게 표현한 국내외 그림책 작가 9명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시선으로 자연을 새롭게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를 함께 살펴볼까요? 





전시실 1과 전시실 2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자연은 자연스럽게 변해요', '자연은 둥글게 돌아요', '자연은 서로 도와요', '자연은 직선이 없어요'라는 4가지 섹션으로 구성했습니다. 엠마누엘 워커, 사비나 라데바, 권혁도, 이태수, 뱅상 그라베, 베아트릭스 포터, 사이다, 엘레나 셀레나, 유스케 오노 등 국내외 작가 9인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자연을 저마다의 시선으로 담아낸 이들의 그림책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떠올려볼 수 있죠. 뿐만 아니라 수채화를 사용한 정통 세밀화부터 펜을 사용한 만화 기법, 아크릴화, 콜라주, 프로타주, 디지털 일러스트레이션 등 다양한 작업 방식을 감상할 수 있답니다.  



# 변화하는 아름다움을 마주하다  

1층 전시장에 들어서자 민들레 잎을 형상화한 거대한 구조물이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마치 거대한 자연 속으로 걸어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데요. 이번 전시의 콘셉트가 '자연'인 것처럼 민들레와 관련된 구조물들이 전시장 곳곳에 숨어 있답니다. 보물 찾기를 하듯 전시장을 둘러보며 잘 찾아보시길! 

자연은 태초의 형태와 색깔에서 오랜 시간을 거쳐 조금씩 계속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자연은 자신의 주변 환경에 맞춰서 살아가는 방식을 맞추기도 하고, 생존하기 쉽게 자신의 모습을 바꾸기도 하는데요. 이런 과정에서 어떤 동식물은 예전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달라지곤 하죠. '자연은 자연스럽게 변해요' 섹션에서 만나게 되는 엠마누엘 워커(Emmanuel Walker) 작가는 그림책 <아름다운 새>에서 알파벳 단어 순서대로 다양한 새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화려한 색의 새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모든 페이지에 강렬한 형광색의 별색을 넣은 것이 특징인데요. 특히 주변 환경에 맞춰 다양한 모양으로 진화한 새의 부리는 자연의 변화를 오롯이 보여주고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관찰하게 된답니다. 

또 한 명의 작가인 사비나 라데바(Sabina Radeva)의 그림책 <어린이를 위한 종의 기원>은 생물학자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어린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아름다운 일레스트레이션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진화', '종과 변이', '자연 선택', '생존 경쟁' 등 어렵게만 느껴졌던 '종의 기원' 이야기를 한눈에 보기 쉽게 풀어낸 그림책 속 장면들은 쉽게 지나칠 수 없을 만큼 창의적인 비주얼과 기획이 인상적입니다.  


'자연은 둥글게 돌아요' 섹션은 뱅상 그라베(Vincent Gravé), 권혁도, 이태수 세 작가의 작품을 통해 시간과 계절의 변화에 따라 성장하고 변화하는 자연의 다양한 모습들을 엿볼 수 있어요. 세 작가 모두 많은 조사와 연구를 통해 작품을 완성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죠.

뱅상 그라베의 <커다란 정원>은 정원과 정원사의 1년간의 모습을 12장의 그림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작가가 세밀하게 바라본 정원의 모습과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뻗어 나간 상상이 가느다란 펜 선으로 그려낸 그림에 촘촘하게 담겨 있어요. 관람객의 자유로운 해석과 시각이 더해져 보는 즐거움이 쏠쏠하답니다. 계절의 흐름과 자연의 변화를 생각하며 정원에서 일어나는 재미난 일들을 작품 속에서 찾아보는 것이 관람 포인트! 깊은 땅속 뿌리 사이를 누비는 작은 정원사들의 모습을 확대한 설치물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촬영하는 것도 필수랍니다. 

권혁도 작가는 5년간 우리나라의 꽃과 나비를 관찰하고 기록해 97종의 나비, 160종의 꽃, 39종의 곤충 그림을 그림책으로 만들었습니다. 또한 작가는 나비를 직접 키우면서 변태 과정을 관찰했다고 하는데요. 황세줄나비, 큰멋쟁이나비, 은판나비 등 그가 공들여 만든 나비와 나방 표본이 함께 전시되어 있으니 그림과 비교해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일 듯해요. 마치 금방이라도 움직일 법한 섬세한 그림들은 보고 있노라면 새삼 자연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이 작은 존재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말이죠. 

<도롱뇽이 꼬물꼬물 제비나비 훨훨>의 이태수 작가는 오랜 시간 한국의 자연을 세밀화로 그려왔습니다. 이곳에선 작가가 그린 사계절을 대표하는 동식물 40점을 만날 수 있는데요. 콩알 같은 모래 덩어리를 뱉어 놓은 엽낭게, 겨울 논의 재두루미 등 자연 속 동식물의 결정적인 한 장면을 포착해 세밀화로 기록했답니다. 전시장 중앙에 마련된 전망대에 올라 망원경으로 그림을 관찰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동식물의 생명력과 신비로움을 담은 그림을 더 정확하게 볼 수 있답니다.




# 자연과 생명체의 신비로운 관계 



전시장 2에는 '자연은 서로 도와요'와 '자연은 직선이 없어요'라는 두 가지 주제를 다룬 작가 4명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요.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자연은 서로 도와요' 섹션은 살아가기 위해 다른 생명체들과 끊임없이 관계를 맺는 자연의 이야기에서 영감 받은 작품을 선보입니다.  

베아트릭스 포터(Beatrix Potter) 작가는 평생 자연과 함께하며 자연을 사랑한 작가로 잘 알려져 있어요. 어릴 때부터 자연과 관련된 많은 그림을 그렸으며, 주변 동물 친구들을 주인공으로 한 <피터 래빗 시리즈>와 <다람쥐 넛킨 이야기> 등의 그림책을 통해 세계적인 사랑을 받기도 했는데요. 생물학자이기도 했던 그녀는 다양한 동식물을 주제로 한 세밀화를 그렸고, 지의류와 균류의 공생관계를 오랜 시간 동안 연구하기도 했어요. 이곳에선 미처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작가에 의해 재발견된 공생관계를 감상하며, 관람객 역시 마찬가지로 다른 생명체들과 좀 더 건강하게 관계를 맺는 새로운 방법에 대해 떠올려보게 되죠. 



또한 <피터 래빗 이야기 100주년 기념 도서> 복간본, <미스 모펫 이야기> 초판본 등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자료들을 함께 전시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그 중 꼭 눈여겨봐야 할 것은 <피터 래빗 시리즈>가 처음 시작된 편지. 베아트릭스 포터는 병을 앓고 있는 전 가정교사의 아들을 위해 토끼 '피터'에 대한 그림 이야기를 편지에 담았고, 이를 계기로 <피터 래빗 시리즈>를 그림책으로 만들었다고 해요. 

자연에는 서로 다른 모습을 가졌지만 도움을 주고받는 친구 사이가 된 동식물들이 많습니다. 사이다(Saida) 작가의 그림책 <너와 나>, <풀친구> 또한 이런 생각으로부터 출발하는데요. 단순하지만 따뜻함과 위트가 묻어 있는 그림으로 다양한 동식물들의 공생관계를 보여줍니다. 


자연에서 자를 대고 그린 것 같은 직선이나 사각형 모양을 본 적이 있나요? 정답은 NO! 자연이 만들어낸 선과 무늬들은 모두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뤄져 있죠. '자연은 직선이 없어요' 섹션은 이런 자연의 특징을 페이퍼 커팅 기법으로 조명하고 있습니다. 

'페이퍼 커팅 그림자 방'에서는 섬세하게 표현된 페이퍼 커팅 아트 작품에 손전등으로 빛을 비춰볼 수 있어요. 동물의 모양과 식물의 섬세한 선들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죠. 빛을 비추는 각도에 따라 웅장하고 멋있는 그림자가 생겨나는 모습은 그야말로 진풍경! 그림자로 바라보는 자연의 모습과 그림책에서 묘사된 자연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일 듯해요. 

자연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움직입니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도 함께 달라지는데요. 이는 유스케 오노(Yusuke Ono) 작가의 360도 책 시리즈에 잘 드러나 있답니다. <눈 내리는 숲>, <백설공주>, <지구와 달> 등이 대표적. 유기적으로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는 책 속 장면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섭리를 연상시킵니다. 작품 뒤에 달려 있는 거울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미세하게 달라지는 장면들을 관찰해보세요. 360도 책 시리즈를 만드는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QR코드와 실제로 사용한 도구 역시 마찬가지로 흥미롭게 다가올 거예요. 

엘레나 셀레나(Elena Selena) 작가는 자연의 아름다운 선을 섬세한 페이퍼 커팅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그림책 <정글>, <푸른 정원>, <눈>에서 커팅된 색색깔의 종이가 아름다운 한 장면으로 절묘하게 겹쳐지는데요. 싱그러운 녹색 식물들이 우거져 있고, 선명한 색깔의 야생동물이 살고 있는 정글은 생동감이 넘칩니다. 작가가 도서를 출간하기 위해 연구하여 만든 작품들도 주목할만합니다. 광활한 자연의 모습을 입체적이고 함축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작가의 고민을 엿볼 수 있죠.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바로 이것! 작가가 이번 전시를 위해 대형 사이즈로 구현한 2점의 <빅북>입니다. 남색, 회색, 하늘색, 푸른색이 섞인 신비로운 밤의 정원과 여우가 앉아 있는 눈 내린 숲 속 호숫가를 표현한 대형 작품들은 놀라울 만큼 정교한 조형미로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 작품을 체험하는 즐거움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의 전시의 가장 큰 즐거움이라 할 수 있죠! 바로 전시실 각 섹션마다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 활동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정원사가 된 것처럼 채소 인형들을 뽑고, 화분의 식물을 관찰한 후 세밀화를 그리기도 합니다. 또 공생관계의 동물 퍼즐 조각을 맞춰보기도 하고, 페이퍼 커팅 가이드북을 따라 종이를 오리고 겹치기도 합니다.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관찰하고 이해하다 보면 작가의 작품 세계를 보다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을 거예요.




누군가는 "가장 새롭고 깊은 아름다움은 자연 안에 있다"라고 말했는데요. 그 말대로 자연은 특유의 원시적인 감성과 자생력으로 우리에게 경이로움을 선사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이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오! 자연 Oh! Nature》展에서 찾아보세요. 자연의 따뜻한 온기와 싱그러움이 느껴지는 작품을 둘러보며 여유를 즐길 수도 있을 테니 말이죠. 


전시 연계 교육 프로그램

전시와 연계하여 놀이, 체험, 탐구, 표현, 비평 등 다채로운 활동의 교육 프로그램 (교육비 2만 원)

각각의 프로그램은 홈페이지(www.hmoka.org)에서 자세한 내용 확인과 신청이 가능합니다. 


1. 보일락 말락 

환경에 적응하고 진화하는 자연의 특징을 놀이를 통해 탐구하고, 비밀 안경으로만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을 만드는 표현 놀이 프로그램

대상 4~5세(7명) 

교육 시간 1시간


2. 와글 와글! 함께

자연의 공생 관계를 알아보고 도장으로 자연의 패턴을 표현하며 나만의 OHP 그림책을 완성해보는 예술 창작 프로그램

대상 6~7세(11명) 

교육 시간 1시간 30분


3. 꿈틀 꿈틀 쑥쑥

자연의 성장 과정을 작품과 함께 감상하고 순환하는 자연을 움직이는 그림책으로 표현해보는 예술 창작 프로그램

대상 초 1~2(11명)

교육 시간 1시간 30분


《오! 자연 Oh! Nature》 展

· 기간 2020년 12월 8일(화)~

· 장소 현대백화점 판교점 5층 현대어린이책미술관

· 관람 시간 매일 10:00~19:00(입장마감 오후 6시,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전일과 당일 휴관) 

· 입장료 6천 원(성인, 아동 동일), 만 3세 미만(36개월) 어린이 무료입장

· 문의 031-5170-3700, www.hmok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