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대편에서 가장 핫한 일러스트레이터를 만나는 방법, <파비안 네그린> 전시
파비안 네그린. 우리에겐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유럽과 남미에선 가장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수식어는 무려 ‘이탈리아 최우수 그림 작가’.
지난 30년간 지치지 않는 실험 정신과 다양한 재료로 이야기에 매력적인 그림을 입혀 왔죠. 생생한 원화부터 어디서도 공개된 적 없는 신작까지, 지구 반대편을 사로잡은 아티스트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
현대어린이책미술관(MOKA)의 <파비안 네그린: Adventure Beyond Childhood>로 초대합니다.
<파비안 네그린: Adventure Beyond Childhood>
기간: 24.11.26(화) ~ 25.3.23(일)
장소: 현대백화점 판교점 5층 현대어린이책미술관MOKA
✔ CHECK POINT|파비안 네그린은 누구?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멕시코에서 공부한 뒤 이탈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남미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 다양한 나라에서 쌓은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신화 · 고전 문학 등을 재해석합니다.
‘일러스트레이터의 진정한 기술은 연필과 지우개와 종이가 주는 것’이라는 믿음으로 디지털 시대에 손그림의 계보를 이어가는 아티스트이기도 해요. 작품에 따라 매번 수채 물감, 파스텔, 잉크, 템페라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이 특징.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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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venture :
원작에 상상을 더하다
첫 번째 섹션 ‘Adventure’에서는 파비안 네그린의 도전을 엿볼 수 있습니다. <빨간 모자>같은 구전 동화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마법사의 제자>까지 전세계 어린이가 듣고 자란 이야기들을 다루었거든요.
따라서 모두의 기억 속에 자리잡은 이미지를 어떤 옷으로 갈아입혔을지 살펴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
이를테면 <엄지공주>는 조그맣게 묘사되는 대신 실제 엄지 손가락으로 구현되고, <벌거벗은 임금님> 속 임금님은 직접적인 묘사 대신 투명 망토를 뒤집어 쓴 듯한 모습으로 나타나요.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친숙한 <마법사의 제자>에서는 미키 마우스 대신 인간 소년이, 어두컴컴한 굴 대신 아늑한 집이 등장합니다.
의도치 않은 말썽을 부리게 된 소년의 모습은 부모가 외출한 집에서 홀로 남은 아이들이 할 법한 장난을 연상시켜요. 소년의 품 안에서 묘사되는 익살스러운 빗자루도 놓치지 말고 살펴보세요.
그림형제가 수집한 독일 곳곳의 민담도 흥미로운 표현을 덧입습니다. 푸른 수염의 신부는 높은 탑 대신 푸르스름한 수염 안쪽에 갇혀버리고, 잠자는 숲 속의 공주는 너무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탓에 나무와 한 몸이 되어버리는 식으로요.
동명의 셰익스피어 희곡을 다룬 <폭풍우>는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의 풍경을 다양하게 보여주는데요.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러 폭풍이 걷히면 풍경은 연극 무대가 됩니다. 희곡이란 결국 연극을 위해 쓰인 작품, 따라서 그간의 모든 장면이 무대 위 이야기였음을 슬쩍 알려주듯이요.
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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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원작을 다르게 써보다
두 번째 섹션 ‘Beyond’에서는 이미지를 넘어 이야기 자체를 비틀어버린 작품들이 기다립니다.
각 나라의 건국 신화부터 그리스 신화, 민담 등 친숙한 이야기들이 새로운 설정과 결말로 각색되어 있어요. 어느 이야기를 어떻게 재해석했는지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눈처럼 하얀>. 눈처럼 하얀 피부와 까만 머리칼의 백설공주는 파비안 네그린을 거쳐 알에서 태어난 북극의 존재로 재탄생해요.
무채색과 원색을 넘나드는 색감, 에스키모에 가까운 백설공주의 옷차림, 독사과 대신 얼음 사과를 건네는 마녀 등 낯설어진 설정들이 흥미로워요. 따끈따끈한 신작인 만큼 최초 공개되는 이미지라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그리스 신화 속 사냥꾼 악타이온도 등장합니다. 원작에서 사슴을 쫓던 악타이온은 아르테미스 여신의 분노를 사 오히려 사슴으로 변해버리는데, 이번에는 목숨을 잃는 대신 여신과 사랑에 빠집니다. 파스텔 특유의 몽글몽글한 질감과 점점이 찍힌 기법이 시선을 사로잡아요.
각자의 세상에서 존재하던 인물들이 하나의 세계관으로 합쳐지기도 합니다. 빨간 모자와 장화 신은 고양이, 신데렐라와 일곱 난장이 등 동화 속 캐릭터들이 한 자리에 모여 알파벳 순서대로 줄지어 걸어갑니다.
Par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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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유년 시절의 성장담을 그리다
세 번째 섹션 ‘Childhood’에서는 ‘성장’이라는 키워드로 그려낸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저마다의 이유로 크고 작은 모험을 떠나 어려움에 부딪히고 마침내 한 뼘 더 자라나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등장해요. 따스한 그림체에서 작가가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전하는 응원을 느낄 수 있답니다.
<어떻게? 뭐라고?>에서는 어린 소년이 아빠의 저녁 메뉴를 위해 심부름을 떠나요. 세찬 바람 탓에 심부름은 처음부터 끝까지 잘못된 단어로만 전해지는데요. 이 이야기는 사실 아이들에게 제대로 귀 기울이지 않는 어른들을 풍자한 것이라고요.
<독수리의 집은 어디에 있나요?> 역시 위험에 처한 독수리를 구하기 위해 한밤중의 모험을 떠나는데요. 목적도 여정도 다르지만 두 모험담 모두 불어오는 바람, 비스듬히 쏟아지는 달빛 등 손에 잡히지 않는 것들의 묘사가 매력적이에요.
Part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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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방식으로 작품 느끼기
감상이 끝났다면 이제 직접 체험해 볼 차례! 지금까지 살펴본 이야기들을 나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 보세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요소들을 돋보기로 들여다보고, 새하얀 한지를 찢어 파도가 부서지는 바다를 만들어보면서요. 나뭇가지에 실과 모루를 붙여 나만의 마법 빗자루를 만들 수도 있어요.
미션을 수행하고 성장 스탬프도 찍어보세요. 바람 소리가 흘러나오는 헤드셋을 낀 채 옆 사람과 단어 맞추기 게임을 하고, 독수리 구출 작전에 필요한 것들을 그리다 보면 어느새 미션 완료.
그러는 동안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고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으로 한 뼘 더 성장해 있을 거예요.
그 밖에도 수많은 작품과 체험 활동이 기다리고 있는 <파비안 네그린: Adventure Beyond Childhood>. 기다란 전시 제목만큼이나 알찬 내용들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유럽과 남미가 사랑한 일러스트레이터의 원화를 만날 수 있는 기회, 놓치지 마세요.
🖋 에디터의 영감노트
검색 한 번이면 무엇이든 눈앞으로 끌어당길 수 있는 시대, 그건 예술 작품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실물을 접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 법이죠. 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현대어린이책미술관으로 놀러오세요. 다양한 체험 활동을 통해 ‘이탈리아 최고 그림 작가’의 원화를 감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답을 얻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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