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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대구에 만들어진 새로운 세계, 하이메 아욘

더현대 2025. 4. 15. 11:26

초월하는 세계

 

 

산업 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 하이메 아욘(Jaime Hayon)의 세계는 어디에도 수렴하지 않는다. 유수의 브랜드와 수많은 공간 디자인 협업을 했음에도 그가 만드는 모든 것은 제로에서 시작해 판타지적 경험으로 귀결한다. 그는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장소를 만들고, 세상에서 만난 적 없는 경험을 그린다. 그래서 인간이 태어나 처음 감각할 수 있는 미지의 세계를 펼치고, 자신을 포함해 함께 발견할 수 있는 곳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이번에 그가 택한 세계의 무대는 약 4,297㎡(1,300평)의 광활한 문화 광장, 더현대 대구의 ‘더 포럼’이다. 대구는 20세기 초 예술가들이 음악감상실과 다방에 모여 어두운 시기를 예술로 밝힌 근대 문화의 보고다. 2023년, 더 포럼에는 어떤 예술적 교감이 생동할까. 예술의 서사가 초현실적으로 연결되는 지금, 새로운 세계가 시작되었다.

 


 

 

더현대와의 공간 디자인 협업은 2020년부터 지속되어왔죠. 현대백화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SPACE 1스페이스 원의 ‘모카 가든’(2020), 더현대 서울과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YPHAUS와이피하우스’(2021) 그리고 얼마 전 리뉴얼을 마친 더현대 대구의 ‘더 포럼THE FORUM’까지. 더 포럼의 공간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처음 그린 그림이 궁금합니다.

더 포럼의 공간은 크게 다섯 개의 파빌리온Pavilion, 박람회나 전시장에서 특별한 목적을 위해 만든 임시적 건물로, 여기서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을 의미함구조로 이루어집니다. 더 포럼을 관통하는 중심이자 다채로운 예술과 퍼포먼스가 열릴 ‘콜로세움’, 약 1,983㎡(600평) 규모의 카페인 ‘워킹컵’, 더 포럼의 영혼이자 반투명한 글라스로 둘러싸인 온실 ‘그린 하우스’, 더 포럼의 탄생 과정과 기록을 즐길 수 있는 아카이브 공간 ‘더 포럼 샵’, 제 세계관 속 캐릭터들을 조각으로 형상한 야외 정원 ‘게이츠 가든’까지. 처음 이 공간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 저는 정말 자유로웠어요. 그림 같은 공간을 만들려고 노력했죠. 그러면서 ‘그림에 들어가면 어떨까?’라고 생각했어요. 공간을 하나의 그림으로 바라보는 거죠. 하늘, 사물, 건축물, 사람 그리고 세상을 이루는 요소들이 색깔, 그래픽, 형태, 구성, 대비, 텍스처 등에 의해 초현실적으로 구현돼요. 마치 판타지로 만든 풍경화 속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일반적 의미의 공간에 들어가는 것이 아닌, 그림으로 만들어진 세계에 들어가는 것. 그것이 이번 작업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하이메 아욘이 추구하는 디자인’을 말할 때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스토리텔링’이에요. 당신은 회화, 조각, 가구, 공간 모든 것에 고유의 스토리와 테마를 내포해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왔습니다. 더 포럼의 공간에서는 크게 어떤 이야기를 주제로 이끌어가나요?

더 포럼은 더현대 대구의 공간 안에서 하나의 ‘포럼Forum, 고대 로마 시대의 공공 집회 광장’을 만드는 것과 같았습니다. 마치 고대 로마 시대에 도시의 중심에 사람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는 포럼이 있고, 구경거리를 즐기고 공유하는 콜로세움이 있던 것처럼 말이죠. 상점이나 카페가 작은 집과 같이 마이크로아키텍처에 통합돼요. 이처럼 문화 광장 안에서 공간을 경험하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유기적으로 콜로세움에서 워킹컵으로, 워킹컵에서 그린 하우스로 이동하고 연결됩니다.

 

 

 

 

 

사람들이 모이고, 문화와 예술을 즐기고, 이야기를 나누는 하나의 큰 포럼을 공간 디자인으로 구현할 때 각별히 신경 쓴 지점은 무엇인가요?

바로 ‘투명성’과 ‘레이어’입니다. 저는 공간을 볼 때, 그 공간의 각자 다른 레이어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장소에서 여러 시간성을 부여해야 합니다. 투명성이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죠. 여기서 투명성은 ‘공간을 꿰뚫어본다’는 것을 의미해요. 저마다의 기능과 목적을 지닌 다섯 개의 장소가 분리되어 있지만, 아주 분리되지 않고 모두 연결되어 있죠. 그것은 곳곳에 구멍을 낸 창문, 거울 등의 요소로 구현했습니다. 어디에 앉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장면이 보이는데, 우리는 어느 한자리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아도 그 장소마다 다양한 텍스처, 다른 형태와 색깔의 가구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런 투명성이 바탕이 되어 수많은 레이어를 만드는 것이죠.

 

다섯 개의 장소는 당신이 구상해온 드로잉들의 콜라주처럼 보이기도 해요. 그 드로잉들이 어떻게 실현되었는지 좀 더 설명해주세요.

그림을 그릴 때, 한 가지 색과 그 주변으로 이어지고 연결되는 색 사이에 서로 어떤 관계가 있다고 봐요. 초록색은 또 다른 초록색으로 돌아오고, 파란색은 또 다른 파란색으로 돌아옵니다. 색과 색 사이에 어떤 조화가 형성되는 거죠. 이처럼, 거시적으로 바라보자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아름다운 조화가 만들어집니다. 예를 들어 보죠. 더 포럼의 바닥은 특별한 의미가 있어요. 저는 과거 고대 로마 시대의 포럼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는데, 이는 고대 로마인들이 그림으로 바닥을 아름답게 만들었다는 생각에서 기인했습니다. 더 포럼 바닥에 새긴 다양한 그래픽 요소가 천장과 벽에 입체적으로 구현되거나 조각으로 인해 3차원의 물질로 만들어질 때, 독특하고 초현실적인 아름다움이 만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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