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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 도서전을 비롯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그림책 상을 휩쓸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타라북스. 예술 작품처럼 정교한 그림책을 만드는 타라북스의 원화와 아름다운 실크스크린 작품을 선보이는 <타라의 손>展이 7월 12일부터 10월 28일까지 현대어린이미술관에서 열립니다. 인도의 독특한 예술과 정신을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이 전시회를 직접 찾아가 보았습니다. 

 

 

 

 

타라북스는 인도 남부의 바닷가 마을인 첸나이(Chennai)에 자리한 독립출판사입니다. 20여 년 동안 다양한 지역의 장인과 협업하면서 인도의 민속 예술과 전설 등을 주제로 한 그림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곳의 책은 종이에서부터 인쇄와 제본까지 모두 손으로 만들어집니다. 예술가 그룹이라고 불릴 만큼 자신들만의 확고한 철학으로 멋진 책들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죠. 

 

이번 전시가 반가운 이유는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다는 점! 원화 191점과 도서 42권, 실크스크린 등을 비롯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번 전시는 일본의 대표적인 그림책 전시 기관인 이타바시 구립 미술관(Itabashi Art Museum)과의 협업으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단순히 교훈적인 내용의 어린이 책에서 벗어나 책 자체가 주는 즐거움을 담은 책을 만날 수 있는 <타라의 손>展을 본격적으로 둘러볼까요? 

 

 

 

# 끊임없는 실험 정신으로 탄생한 그림책

1층 전시관에 들어서자 ‘마일스톤 북(Milestone Books)’ 섹션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트렁크 가방을 연상시키는 10개 원목 케이스에는 타라북스의 초판본이 담겨 있어요. ‘책의 형식(Book Forms)’ 섹션에서는 스크롤북, 서클북, 팝업북과 같은 그림책의 틀을 깨는 다양한 형식의 책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그림책 형식의 한계에 도전해온 타라북스의 발자취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답니다. 

 

 

전시장 한쪽에는 타라북스 그림책 50여 권을 한자리에서 읽어볼 수 있는 공간, ‘리딩 스페이스’도 마련되어 있답니다. 인도 예술가들이 직접 책 한 장 한 장을 찍어낸 실크스크린 그림책부터 실험적인 책의 형식을 선보인 서클북,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입체적인 그림이 튀어나와 더욱 재미있는 팝업북 등 국내에선 쉽게 접할 수 없는 그림책까지 읽어볼 좋은 기회죠! 책을 읽다 보면 책 사이 사이에 꽂혀있는 책갈피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여기엔 책의 줄거리와 꼭 살펴봐야 할 내용이 요약되어 있답니다. 책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아이들의 눈빛에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실크스크린 랩(Silkscreen Lab)’ 섹션에서 책을 만드는 과정을 직접 체험해보는 건 어떨까요? 저마다 개성이 가득 담긴 작품을 만들어 보는 아이들의 모습은 꽤 진지합니다. 한국의 전통 문양을 겹쳐 찍어 멋진 패턴을 완성하기도 하고, 몇 가지 도형으로 다양한 움직임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또 책을 만들다 남은 파지를 접어 스크롤북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책 속에 등장하는 물고기를 따라 그리기도 하죠. 완성된 실크스크린과 드로잉은 벽면에 전시해 둘 수 있습니다. 손 끝의 감각으로 물감을 찍고, 그림을 그리고 종이를 접어 한 권의 책을 완성하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타라북스 그림책 원화의 가치를 더욱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 인도 예술가들의 정신을 구현하다

 

 

2층 전시장에는 인도 각 지역별 민화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곤드 예술(The Gond Art)’ 섹션에서는 인도의 원주민 부족인 곤드족과 타라북스가 협업해 만든 그림책을 만날 수 있어요. 일상 속 사물과 자연을 부드러운 곡선, 복잡하게 얽힌 기하학적인 무늬, 우주와 인간을 연결하는 상징 등 곤드족의 독특한 상상력과 전통 기법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전시 작품을 보며 어떤 것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는지,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떠올려보길 바랍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작품은 바로 이것! 벽면을 가득 채운 <나무들의 밤>의 삽화입니다. 흑색 판화지 위에 실크스크린으로 밤이 되면 아름답고 환한 빛을 내는 신비로운 나무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영원한 고요 속으로 들어가는 생명의 순간을 담아낸 듯한 나무의 모습을 통해 삶의 의미와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집니다. 

‘민화(Indigenous Art)’ 섹션에서는 총 여덟 가지 민화 스타일을 일러스트레이션, 조각, 드로잉 등 다양하게 선보입니다. 지역별로 구분된 민화 지도와 각 지역 스타일로 그려진 동물 그림으로 채워져 있는 벽을 시작으로 8개 부족들이 각기 다른 스타일로 만든 그림책과 삽화까지 자유롭고 기발한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들은 인도 민화 특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8개 부족들이 바라보고 표현한 일상의 또 다른 얼굴을 감상해보세요. 이뿐만 아니라 예술가들의 작업 과정을 생생하게 담은 영상도 전시되어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또한 인상적이었던 것은 천정부터 바닥까지 길게 이어진 대형 스크롤북입니다. ‘구전 예술(Orality-Print-Orality)’ 섹션 중앙에 걸려 있는 이 스크롤북은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민담들을 그림으로 생생하게 담아내기 위해 종이를 길게 이어 붙여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지역 설화에서 영감을 받은 형형색색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감탄이 절로 나온답니다. 인도 민담을 읽어주는 오디오 북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인도 음악가들과 함께 만든 이국적인 선율이 작품을 관람하는 내내 귀를 즐겁게 해줍니다. 

 

특유의 혁신성과 독창성으로 인도를 넘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그림책을 만들고 있는 타라북스. 이번 전시는 인도의 다양한 예술가들의 감각과 그들이 선보이는 아름답고도 기발한 그림책을 만날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입니다. 불볕 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요즘, 아이와 함께 미술관에서 휴가를 보내보면 어떨까요? 뜨거운 햇살을 피해 감성을 채우며 내면과 마주하는 시간은 그야말로 특별할 듯합니다. 


전시 연계 교육 프로그램

전시와 연계하여 놀이, 체험, 탐구, 표현, 비평 등 다채로운 활동의 교육 프로그램

교육비 2만 원


1. 나DO! 너DO! 우리 모두! 

인도 왈리 부족의그림책, <DO!>를 감상하며 몸의 움직임을 탐색하고 표현하는놀이 창작 프로그램 

일시 7.28, 8.11, 8.25, 9.8, 10.13, 10.27(토) 11:00-12:00

대상 4-5세 어린이와 학부모(10가족)


2. 해와 달의 10가지 이야기

다양한 인도 부족의 아름다운 표현 기법을 경험하며 문화를 탐구하는 문화 예술 창작 프로그램

일시 7.29, 8.12, 8.26, 9.9, 9.30, 10.14, 10.28(일) 13:30~15:00

대상 6-7세(15명)


3. 이야기를 담다 타라를 담다

타라북스 그림책의 다양한 형태를 담구하며 실크스크린 기법을 경험하고 나만의 멋진 그림책을 만드는 예술 창작 프로그램

일시 7.28, 8.11, 8.25, 9.8, 10.13, 10.27(토) 13:30~15:00

대상 초등학생 1-2학년(15명)


<타라의 손>展

기간 7.12(목) – 10.28(일)

장소 현대백화점 판교점 5층 현대어린이책미술관

관람 시간 매일 10:00~19:00(입장마감 18시,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6천 원(성인, 아동 동일)

문의 031-5170-3700, www.hmok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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