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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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오늘
첫 번째 섹션 ‘함께하는 오늘’에서는 서로를 도우며 공존하는 자연의 풍경을 담은 작품을 소개합니다. 동식물, 곤충 그리고 인간은 여러 장소에서 관계를 맺고, 환경적으로 깊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데요. 자연 속 다양한 생명체가 각자의 방식으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돌아보게 됩니다.
이러한 자연의 위대한 생명력은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의 아틀리에 가든에서도 느껴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 사전 접수로 선정된 100명의 어린이의 이름을 새긴 씨앗을 식재하고, 그 어린이들이 가정에서도 식물을 키우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씨앗과 관찰 일지를 전달했습니다. 오는 6월에는 씨앗 관찰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과 깊은 교감을 나누어 보는 ‘씨앗 파티’도 예정되어 있어요.
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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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오늘
6층의 ‘사라지는 오늘' 섹션에서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자연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 점을 소개합니다. 지구의 온도가 계속해서 오르고, 도시 개발이 멈추지 않는 오늘날의 환경은 인간뿐 아니라 동물과 식물 모두에게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빙산이 녹아 북극의 동물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사냥과 서식지 파괴로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사연을 작품으로 만나봅니다. 사라지고 있는 것들이 더 이상 사라지지 않도록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지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아요.
자연과 도시에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명애는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세상의 모든 것들이 뒤섞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풍경을 스노볼로 묘사한 <10초>는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자연의 수많은 생명들이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현실을 짧지만 묵직한 메시지로 전달합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평화로운 일상이 무너지는 순간, 그 무게를 되짚어보게 합니다. 니콜라 데이비스의 <마지막 코뿔소>는 북아프리카 흰코뿔소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지구상에 단 두 마리만 남은 코뿔소의 이야기에는 깊은 슬픔과 두려움이 서려 있으며, 콜라주 기법으로 표현된 장면들은 멸종이라는 현실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조오의 <점과 선과 새>에서는 도심 하늘을 날던 새 한 마리가 커다란 유리창에 부딪히고 맙니다. 도시 속 구조물들이 얼마나 많은 생명에게 위협이 되는지를 이야기하면서도, 작가는 작은 노력이 새를 지켜줄 수 있다는 희망도 함께 전합니다. 한병호는 <수달이 오던 날>에서 도시에서 구조된 새끼 수달의 보호 과정을 관찰 일기 형식으로 풀어냅니다. 수달은 깨끗하고 먹이가 풍부한 바다, 강, 호수 등에서 살기에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고 하는데요. 이 때문에 지역의 환경 조건이나 오염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환경 지표 동물로 꼽힌다고 작가는 이야기합니다. 수달이 건강하게 살고 있다면 환경 또한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요. 나아가 모든 생명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므로, 환경을 지키는 일이 멸종 위기 동물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것임을 일러줍니다.
PAR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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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오늘
우리는 오늘, 무엇을 남기고 있을까요? ‘사라지지 않는 오늘'에서는 사라져 가는 자연을 대신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는 것과 마주하게 됩니다. 우리가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낸 물건과 무심코 버린 쓰레기, 그리고 익숙해져 버린 무관심이 바로 그것이지요. 이 공간에는 인간의 흔적이 남긴 영향들을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뉴스에서 자주 들었던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지구 밖 우주를 떠도는 폐기물들은 더 이상 먼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바다 깊은 곳까지 내려앉은 플라스틱, 날개를 펼치지 못한 새들, 알을 품지 못하는 거북이까지. ‘사라지지 않는 것들’은 자연의 생명을 병들게 하고, 결국 우리 삶에도 되돌아오고 있습니다. 자연이 더는 병들지 않도록,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가야 할지 그 실마리를 발견해 보아요.
막달레나 루토바는 <나, 문어>에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로 환경 문제를 풀어냅니다. 호기심 많은 문어는 바다를 지나 도시로, 다시 우주까지 여정을 이어갑니다. 하지만 그가 지나가는 길엔 어김없이 인간이 남긴 쓰레기들이 가득하지요. 캐리어를 끌고, 칫솔을 들고 살아가는 문어의 모습은 우스꽝스럽지만, 어딘가 마음 한편이 찡해집니다. 베르나르두 카르발류의 <바다의 생물, 플라스틱>은 조금 더 직설적입니다. 바다 한가운데 생물처럼 떠다니는 플라스틱을 ‘플라스틱쿠스 마르티누스’라는 가상의 이름으로 불러보며, 인간의 행동이 자연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미세플라스틱에 관해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김지형의 <미세미세한 맛 플라수프>를 보면서 그 위험성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졌어요. 작가는 플라스틱 알갱이들이 결국 우리의 식탁에까지 도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데요. 무심코 버린 물건 하나가 어떤 경로로 바다를 떠돌고, 다시 인간에게 되돌아오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큰 경각심이 들기도 합니다. 결국 사라지지 말아야 할 오늘은, 우리가 ‘지키기로 마음먹은 오늘’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요?
PART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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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고민 상담소 & 나무 퍼즐로 만드는 '자연'스러운 도시 & 한 장으로 시작하는 논픽션
5층 ‘함께하는 오늘’ 전시장 한편에는 마치 작은 숲속 놀이터처럼 꾸며진 활동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환경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을 읽고, 스피콘을 귀에 대고 자연 속 친구들의 속마음을 들어볼 수 있어요.
‘자연 고민 상담소’에서는 바다표범, 북극곰, 무당벌레, 꿀벌, 단풍나무 등 지구 곳곳의 생명들이 말을 건넵니다. “지금 내가 힘든 이유를 들어줄래?” 아이들은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마음을 나누고, 친구처럼 공감하거나 위로의 말을 주고받게 됩니다. 설명이 아닌 대화를 통해 자연을 이해하는, 감정적 연결의 순간이 열리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곳은 작은 실험장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안에서 자연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를 상상해 보는 공간이지요. 땅과 물을 닮은 퍼즐 조각을 맞추어 맑은 강물이 흐르는 길을 만들고, 그 길을 따라 집과 나무 모양의 블록을 자유롭게 쌓아보세요.
또 다른 한쪽에서는 ‘논픽션 그림책’ 만들기 활동이 펼쳐집니다. 환경 그림책은 실재하는 사실에 기반을 둔 ‘논픽션’ 장르입니다. 이 활동에서는 ‘물’, ‘일상생활’, ‘공기’, ‘플라스틱’이라는 네 가지 테마의 신문 기사를 읽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그림책을 만들어봅니다. 완성된 그림책은 공간 안에 전시되어, 다른 친구들과 함께 감상하며 환경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이어집니다.
PART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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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풍경화 & 자연놀이 창작소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단순한 감상의 장을 넘어, 환경 창작자로서 직접 참여하고 실천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합니다. 이전에 사용했던 벽체와 창고에 잠들어 있던 도구들을 다시 꺼내어 새롭게 재탄생시켰습니다. 재활용된 벽면에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흥미로운 내용이 담겨 있는데요. 벽면 재활용의 무게와 길이, 면적 등 다소 어려울 수 있는 개념을 곰, 우산, 훌라후프처럼 친숙한 존재를 통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MOKA 랩에서 진행되는 ‘종이 풍경화’는 현대어린이책미술관과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파쇄된 종이를 모아 예술의 재료로 재창조하는 활동입니다. 아이들은 손으로 종이죽을 빚으며 자신만의 작은 자연을 만들고, 그렇게 태어난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커다란 풍경이 완성되지요. 이 따뜻한 창작 과정은 자연과 사람, 예술이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몸으로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 되어줄 것입니다.
곤충과 동물 친구들은 숲속에서 어떤 놀이를 좋아할까요? 6층에 마련된 ‘자연 놀이 창작소’는 아이들이 자연 친구 카드 속 동물의 성격과 취향을 읽어보고, 그들을 위한 놀이터를 직접 설계하고 만들어보는 공간입니다. 앞서 살펴본 김유대 작가의 <이런 멋쟁이들!>에서 등장한 반딧불이, 물방개와 한병호 작가의 <수달이 오던 날>의 수달을 자연 친구 카드에서 다시 만나봅니다. 물을 좋아하는 동물 친구를 위해 ‘워터파크 미끄럼틀’을, 조용한 시간을 좋아하는 곤충 친구를 위해 ‘숨바꼭질 이불’을 만들어주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연과의 깊은 교감을 나누게 됩니다. 이곳에서 사용되는 재료 역시 미술관에서 오랫동안 쓰이지 않던 물건들로, 버려졌던 물건들이 새로운 쓰임을 가진 물건으로 재탄생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내일도 만나> 전시는 자연과 환경이라는 주제를 다루지만, 결코 딱딱하거나 어렵지 않습니다. 그림책이라는 따뜻하고 친숙한 매개를 통해, 아이와 어른 모두가 자연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내일의 환경을 함께 만들어가도록 이끕니다. 아이와 함께 전시장을 산책하듯 거닐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전시의 감동을 더욱 풍성하게 해 줄 다채로운 연계 활동도 꼭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림책이 들려주는 자연과 환경, 그리고 공존에 대한 이야기가 우리 모두의 내일을 조금 더 아름답게 바꾸어줄 것입니다.
<내일도 만나 : See you Again>
기간: 25.04.29(화) ~ 25.07.06(일)
장소: 현대백화점 판교점 5층 현대어린이책미술관 MO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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