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한 장의 사진 만큼이나 큰 힘을 지닌 혀끝의 기억이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놓습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을 달래줄, 여행길에서 만난 이국적인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먼 해외까지 떠나지 않아도,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천호점에서 즐길 수 있답니다.
가성비 갑 이탈리아 디저트, 젤라토
이탈리아는 다양한 문화와 기후가 어우러진 무한대의 미식을 즐길 수 있어, 미식가들의 천국이라 불리죠. 그중에서도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디저트로 '젤라토'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특히 로마를 다녀온 여행자라면 '1일 3젤라토'를 해도 모자랄 만큼 그 특유의 쫀득한 맛과 높은 가성비에 푹 빠졌던 경험이 있을 터. 이탈리아에서 먹은 맛이 그리워 다시 찾게 되는 곳은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입점해 있는 '지파시(G. FASSI)'입니다. 1880년부터 시작해 5대에 걸쳐 이어오고 있는 이곳은 '지올리티(Giolitti)', '올드브릿지(Oldbridge)'와 함께 로마의 3대 젤라토 맛집으로 꼽히기도 하죠.
이탈리아 로마 본점에서 배운 레시피를 활용한 만큼 쫀득하면서 찰진 식감이 일품. 젤라토 종류가 무려 36여 가지로, 어떤 맛을 먹을지 고르는 데 시간이 한참 걸릴 정도입니다. 이곳에서는 콘과 컵 중 선택해 한 가지 또는 두 가지 맛의 젤라토를 고를 수 있는데요. 젤라토를 고르기 어렵다면 원하는 맛을 테스팅해 볼 수 있답니다.
담백한 우유맛 아이스크림 같으면서도 입안에서 씹히는 쌀 알갱이가 입안을 즐겁게 하는 리조(쌀)와 찐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피스타치오, 약간 쌉싸름하면서도 너무 달지 않은 초콜릿 맛 등이 인기가 많은 편! 레몬, 딸기, 민트 초코 같은 친숙한 맛을 골라도 평균 이상이니 안심하고 골라도 좋겠어요. 계속 먹고 싶은 마성의 맛을 지녔습니다. 특히 생크림과 막대 과자를 올려주는 서비스는 즐거운 덤! 이탈리아 정통의 신선하고 쫄깃한 젤라토를 맛보며 여행의 여운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니 여름이 가기 전에 꼭 찾아가보시길.
콘/ 컵 삐꼴라(한 가지 맛) 4천5백 원, 메디아(두 가지 맛) 5천 5백 원(판교점 B1)
태국의 정겨운 맛, 갈비국밥
태국 카오산로드에서 가장 맛있게 즐긴 음식을 고르라면, 단연 '갈비국밥'입니다. 한국 음식이 유독 그리운 날, 테이블 몇 개만 놓인 허름한 가게에서 뜨끈한 갈비국밥에 밥 한 공기를 훌훌 말아 먹고 나면 정신이 번쩍 들며 기운이 나곤 했는데요. 갈비국밥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갈비국수의 국물에 면 대신 밥을 넣은 태국식 국밥입니다. 갈비국수를 먹고 난 후 밥을 추가로 주문하여 말아 먹는 현지인들의 모습을 목격한 분도 많으실 거예요. 갈비탕 맛과 유사해 한국인 입맛에 제격이죠.
갈비국밥이 대중화되어 있는 태국과 달리 국내에선 좀처럼 맛볼 수 없어 아쉽기만 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지난 8월 6일,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오픈한 '쿤쏨차이(Kunsomchai)'의 소식은 반갑기만 합니다. 서초동에 본점을 둔 이곳은 2019년 미슐랭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바 있습니다. 태국을 다시 찾은 것처럼 이국적인 맛을 잘 구현한 곳으로, 17년 경력의 김남성 셰프의 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죠.
갈비국밥인 '쏨차이 국밥'을 비롯해 '남성국밥(특 갈비국밥)', '뿌팟봉커리', '아롱사태 쌀국수' 등의 메뉴를 선보이는데요. 대표 메뉴인 쏨차이국밥은 갈비와 사태를 넣고 푹 끓인 국물에 큼직한 갈빗대와 돼지껍질 튀김, 소고기 완자, 청양고추, 고수, 셀러리, 숙주를 더해 만든 메뉴입니다. 진한 간장 향이 강하게 후각을 자극하며 구미를 당깁니다. 갈비탕처럼 묵직한 듯 담백한 국물은 라임주스를 가미해 깔끔함을 살린 것이 포인트! 짭조름한 맛이 강하지만 왠지 모를 감칠맛이 느껴져 자꾸 손이 가는 맛입니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갈비살은 손으로 뜯고 가위로 잘라 먹으며 맛보는 재미가 있죠. 뜨끈한 국물에 이른바 '날리는 쌀'인 안남미를 한 수저 푹 떠서 말아 먹으면 뱃속이 위로받는 느낌이 든답니다. 함께 나오는 고추식초와 고춧가루를 곁들이면 이국적인 맛이 더욱 깊어지니 참고하세요.
쏨차이 국밥 9천 원, 남성 국밥 1만4천 원(판교점 B1)
베트남의 국민 간식, 반미 샌드위치
베트남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반미는 베트남어로 '바게트' 또는 '식빵'을 뜻하는데요. 프랑스 식민지 시절, 베트남 사람들이 현지 식재료를 활용해 만든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입니다. 반미를 집어 들면 이색적인 속재료에 놀라게 되고, 담백한 맛과 특유의 향신료 향에 또 한번 놀라게 되는데요. 특히 쌀로 만든 바게트의 부드럽고 차진 식감은 한 번 맛보면 잊기가 참 힘들 정도! 위에 부담이 덜해 끼니를 놓친 여행자들이 늦은 저녁에 먹기에도 부담이 없죠. 이렇듯 베트남을 대표하는 별미로 꼽히는 반미는 세계 10대 음식으로 선정될 만큼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국내만 해도 불과 몇 년 사이, 반미 샌드위치를 선보이는 곳이 속속 들어서며 쉽게 즐길 수 있게 됐죠.
천호점에 입점해 있는 '르번미(Lebunmie)' 역시 반미 샌드위치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입니다. 베트남 현지의 느낌을 살린 인테리어가 손님을 맞이하는 이곳은 이촌동 맛집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는 바로 '포크 번미'. 길게 칼집을 넣은 바게트 안쪽 면엔 칠리 소스와 피시소스, 마요네즈를 고루 펴 바르고 그 위에 현지식으로 양념해 구운 돼지고기, 마늘 후레이크, 신선한 야채, 계란 후라이를 푸짐하게 올렸습니다. 바삭하면서도 촉촉한 바게트와 속 재료가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칠리 소스가 전체적인 풍미를 돋웁니다. 쪽파 대신 고수가 듬뿍 들어갔으면 더 좋았을 법하지만, 그 대신 한입 베어 무는 순간 흘러 넘치는 속재료의 꽉 찬 풍미에 보다 집중할 수 있어 만족스럽습니다. 감자튀김과 음료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세트 메뉴로 더욱 푸짐하게 즐겨봐도 좋겠어요. 참고로 돼지고기 대신 통통한 새우를 올린 반미 샌드위치도 있답니다.
포크 반미 7천9백 원, 반미 세트 1만3천 원(천호점 B1)
뉴욕의 전설이 된 하이브리드 디저트, 크로넛
'도미니크 안셀 베이커리'가 2013년 선보인 '크로넛'은 뉴욕을 대표하는 새로운 명물로 떠올랐는데요. 크로와상처럼 한 겹 한 겹 결이 살아 있는 반죽을 기름에 튀겨 그 안에 크림을 넣거나 위에 다양한 글레이즈를 바르고 토핑을 뿌리는 크로넛은 말 그대로 크루아상과 도넛을 합친 빵입니다. 지금은 그 당시의 폭발적인 열기가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크로넛을 먹기 위해 매장이 오픈하기 전부터 줄을 서는 여행자들이 많을 정도.
크로넛의 인기가 세계 곳곳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국내에서도 맛볼 수 있게 됐는데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입점해 있는 '서울페이스트리(SEOUL PASTRY)'는 국내에서 가장 '크로넛'스러운 맛을 잘 재현한 곳으로, 홍대에 본점이 위치해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공수한 최고급 재료를 사용해 인공 첨가제는 줄이고 저온숙성으로 맛을 살린 것이 포인트! 독자 개발한 크로넛에 다양한 토핑을 올린 이곳의 크로넛을 보면 일단 눈으로 한번 먹고 입으로 두 번 먹길 추천해요.
'헤이즐넛 누텔라 크로넛', '녹차 가나슈 크로넛', '더블 베리 크로넛', '인절미 크로넛' 등 그 종류가 다양합니다. 기본에 충실하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시나몬 크로넛'과 '글레이즈 크로넛'이 꾸준히 인기 있다고 해요. 비주얼만큼 맛도 실망시키지 않는데요. 겉은 바삭바삭하며 속은 128겹의 층으로 이뤄져 촉촉하고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은 까다로운 빵 마니아들도 인정한 맛의 발견! 그리고 각양각색의 토핑이 입안에서 하나 되니 커피와 함께 맛보면 금상첨화일 듯해요. 크로넛 이외에도 크루아상, 퀸아망, 뺑오쇼콜라, 밀푀유 같은 페이스트리도 있으니 다양하게 즐겨보세요.
헤이즐넛 누텔라 크로넛 4천2백 원, 글레이즈 크로넛 3천5백 원, 시나몬 크로넛 3천5백 원(판교점 B1)
홍콩 토마토라면을 닮은 국수, 토마토탕면
화려한 야경과 마천루로 둘러싸인 홍콩. 이곳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는 것은 다름아닌 수천 가지의 표정을 지닌 맛입니다. 외식이 생활화된 식문화 덕분에 '미슐랭 가이드'에 오른 고급 레스토랑부터 합리적인 가격의 로컬 음식점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맛집들로 가득하죠. 그 중에서도 허름한 노천에서 현지인들과 합석해 즐긴 '토마토 라면'은 그야말로 홍콩의 속살을 만나는 특별한 경험으로 남아있는데요. 새빨간 국물이 다소 생소하지만 새콤한 토마토 수프에 빠진 인스턴트 라면은 친숙한 맛 그 자체. 새콤한 국물의 감칠맛이 묘하게 중독적이기 때문에, 그 어떤 화려한 홍콩 음식보다 자꾸 생각나곤 하죠.
완벽하게 똑같진 않지만 이런 허기를 달래줄 오아시스 같은 음식이 있으니, 캐주얼 중식당 '홍롱롱빵빵(HONG LONG LONG Fan Fan)'의 '토마토탕면'입니다. 최근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문을 연 이곳은 익선동에 본점을 둔 딤섬 전문 레스토랑 '홍롱롱'의 밥집 버전이라 할 수 있는데요. '딤섬의 여왕'으로 잘 알려진 정지선 셰프가 홍콩과 중국을 여행하면서 맛있게 먹었던 음식을 기반으로 메뉴를 구성하는 만큼 현지에 가까운 요리를 즐길 수 있답니다.
중국 사천의 유명한 어향 소스를 곁들여 달콤새콤한 매운 맛의 조화가 일품인 '어향가지 덮밥', 다섯 가지 향신료를 넣은 간장 소스로 졸여낸 통 삼겹살을 올린 '중국식 삼겹살 덮밥' 등이 대표적이죠. 매콤하면서도 이색적인 맛이 매력적인 '토마토 탕면'은 오랜 시간 끓인 소고기 육수에 토마토를 듬뿍 넣어 만들었습니다. 얼핏 보면 짬뽕 같은 비주얼이지만, 상큼하면서 매콤한 토마토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요. 각종 채소와 튀긴 고명 등의 재료가 아낌없이 들어가 맛도 식감도 풍부합니다. 적당히 칼칼한 끝맛은 해장용으로도 제격! 국물의 감칠맛을 보다 만끽하고 싶다면 대나무 찜기에 나오는 공기밥을 넣어 즐겨 보시길. 한 그릇 요리임에도 훌륭한 만찬을 즐긴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토마토 탕면 8천9백 원, 마라새우 1만3천8백 원, 중국식 삼겹살 덮밥 9천8백 원, 어향가지 덮밥 8천 9백 원(판교점 B1)
여행길에서 오랜 시간 잊혀지지 않는 음식을 만나는 일은 그야말로 특별한 경험입니다. 낯선 곳에서 우연히 만나 인연을 맺은 음식들을 맛보는 것만으로도 팍팍한 일상을 견디는 데 작은 위로가 되어주기 때문이죠. 꼭 해외를 나가지 않더라도 오늘 소개한 음식들을 맛보며, 여행의 향수를 달래면 어떨까요? 아직 여름 휴가를 떠나지 못한 분들이라면 이국적인 향미의 음식들과 함께 여행지에 온 기분을 즐겨 보시길 바랍니다. 이 여행의 장점은 가까운 현대백화점만 있다면 언제 어느 때고 떠날 수 있다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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