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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예술 공간이 동대문 아울렛에 문을 엽니다. 바로 한-미 미술 작가 부부가 운영하는 복합 문화 공간 ‘아트쉬프트’ 이야기인데요. 서울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모이는 동대문, 그중에서도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현대아울렛 동대문점. 이곳에서 아트쉬프트는 ‘예술의 일상화’라는 비전을 어떤 방식으로 펼쳐 보일까요? 전아영 ・ 잭 로버츠 대표를 만나 아트쉬프트 동대문점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습니다.

 

 


 

Poin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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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일상이 되는 곳,

아트쉬프트

 

 

아트쉬프트(Art X Shift)는 2021년 을지로에 오픈한 복합 문화 공간입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조형예술을 공부한 작가 부부 전아영 ・ 잭 로버츠Zachary Roberts 대표가 운영하죠. 이곳은 창작자의 작업실이자 전시장이면서 굿즈숍 겸 카페이기도 해요. 가볍게 커피 한 잔 마시러 온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전시의 관객이 되고, 작가 본인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다 굿즈를 구매함으로써 작품을 소유할 수도 있습니다.

 

 

 

Art belongs to us all
예술은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아트쉬프트는 딱딱하고 위계적인 기존의 갤러리가 지닌 한계를 벗어나 작가와 관객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공존하는 문화를 지향해요. 소유에서 경험으로, 일방적 감상에서 양방향 소통과 공감으로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예술과 대중이 만나는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죠. 작업실과 전시장과 카페와 굿즈숍이 통합된 공간 역시 사람들이 보다 친숙하게 창작 과정을 접하고 예술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마련한 장인 셈입니다.

 

 


 

Poin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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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with

아트쉬프트 전아영 대표

 

 

아트쉬프트가 매력적인 점 중 하나는 예술가 부부가 직접 운영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라는 것입니다. 전아영 대표님과 잭 로버츠 대표님은 그간 어떤 작업을 해오셨는지 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조형예술을 전공하고 설치와 믹스미디어를 중심으로 활동했어요. 회화, 오브제, 텍스트 등을 넘나들며 색감이 지닌 힘에 주목해 왔죠. 신앙을 가진 후로는 인간의 믿음과 회복, 사랑이라는 주제 아래 일상 속 사소한 장면에 숨은 감정을 포착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남편인 잭 로버츠 작가는 순수미술 조형을 전공했는데요. 초기에는 대형 조형물과 회화 중심의 작업과 대학 강의를 병행했어요. 오래된 건축물이이나 도시의 틈, 사라져 가는 풍경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흔적을 표현해 왔습니다. 한국에 온 이후로는 새롭게 접한 한국 사회와 도시 풍경에서 영감을 얻어 작업하고 있어요.

 

 

 

두 분 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의 예술대학에서 공부하셨고, 그곳에서 처음 만나셨다고 들었습니다. 미국에 거주하시다 한국으로 들어온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저희 둘 다 미국에서 소속 작가로 활동했는데요. 많은 작가들이 선망하는 형태의 작가 생활이었지만, 현실은 크고 작은 제약으로 인해 자유로운 작업 활동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자연스럽게 아트쉬프트라는 기존 시스템과는 다른 환경을 꿈꾸게 됐지만 실제로 구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죠. 미국 생활 중에 이런저런 현실적인 문제들이 생기다 보니, 그럼 한국에 들어가 생활도 잘 꾸려나가고 향후를 도모해 보자 싶어서 귀국하게 됐습니다.

 

 

한국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아트쉬프트를 시작하셨던 건가요?

 

아뇨. 아이가 있어서 안정적으로 생활 기반을 다지기 위해 열심히 일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어요. 우리가 오랫동안 꿈꿨던 아트쉬프트는 언제 해볼 수 있을까 하는 갈증이 점점 차올랐고, 그렇게 2019년 11월에 을지로 공간을 계약했습니다. 당시에는 몰랐죠. 몇 달 뒤에 팬데믹이 터질 거라는 걸. 지금 돌아보면 운명이었나 싶어요.(웃음)

 

 

아트쉬프트의 첫 거점은 을지로3가입니다. 을지로라는 지역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을지로에는 많은 예술가들이 있어요. 을지로3가에서 을지로4가 사이에 80개 이상의 작업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곳을 택했죠. ‘이 아트 신(scene)에 참여해야겠다’라는 마음이 들었거든요. 조형 작가라는 특성상 인쇄소와 각종 재료상이 가까운 데 포진해 있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였고요. 낡고 오래된 건물과 산업화의 흔적을 곳곳에 간직한 을지로의 풍경이 창작하는 저희에게 다채로운 영감을 줍니다.

 

 

예술이 어떻게 눈길을 끌 수 있을까?

 

 

현대아울렛 동대문점에 아트쉬프트의 두 번째 공간을 마련하셨습니다. 을지로점과 구별되는 동대문점의 특징을 설명해 주신다면요?

 

단적으로 말하자면 을지로점은 아트쉬프트를 알고 찾아오는 분들이 주를 이루는 곳인 반면, 동대문점은 지나가다 들르는 분들이 대부분인 곳이에요. 아울렛을 방문한 누구나 발견할 수 있는 오픈된 공간인 데다 을지로점과 다르게 식음료를 판매하지도 않죠.

 

그래서 ‘예술이 어떻게 눈길을 끌 수 있을까?’ 질문하며 평소 예술에 관심이 있지 않은 분들에게도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육체적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을 넘어 정서적 에너지를 채워주는 문화 휴게 공간이 되었으면 하니까요. 매장 인테리어나 분위기 대신 전시 동선과 흐름으로 압도할 수 있게 내용을 기획하는 것, 보다 직접적인 가이드 역할을 할 수 있는 텍스트를 많이 배치하는 것도 동대문점 운영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예술의 일상화'라는 목표를 위해
다양하게 연구하고 시도하는 장

 

 

동대문점을 오픈하고 얼마간 현장을 지켜보시니 어떻던가요? 백화점 아울렛과 함께하는 공간이라는 점은 아트쉬프트에도 새로운 도전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부분을 기대하세요?

 

아울렛 고객층의 특성상 남녀노소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그만큼 생생한 반응을 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대개 미술 작가들은 전시 중에만 관객을 만나다 보니 긍정적인 피드백 위주로 받거든요. 마치 생일파티처럼 ‘고생했다’, ‘멋있다’ 같은 좋은 얘기만 듣는 식이죠.

 

근데 아트쉬프트 동대문점에서는 다소 적나라한 반응까지도 가감 없이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창작자로서 발전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해요. 작품 해석에 관한 오해를 받거나 작품별 판매량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식의 여러 데이터가 쌓이고, 그렇게 축적된 경험치는 문화 플랫폼 운영자로서도 창작자로서도 큰 자산이 돼요. 아트쉬프트 동대문점은 ‘예술의 일상화’라는 목표를 위해 다양하게 연구하고 시도하는 장이 될 것 같습니다.

 

 


 

Poin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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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쉬프트 동대문점 100% 즐기기

 

 

이어지는 테이블

전시 공간을 전체적으로 보면 하나의 기다란 길을 연상시킵니다. 연결된 테이블 위로 다양한 오브제들이 놓여 있어, 관객들은 테이블을 따라 걸으며 천천히 작품과 호흡할 수 있죠. 쇼핑 중에 육체적 휴식뿐만 아니라 정서적 쉼까지 얻어갈 수 있는 진정한 휴게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산책로 구조를 구현했습니다.

 

 

 

리딩 & 리플렉션

기둥 벽면과 테이블 곳곳에서 작가의 생각이 담긴 짧은 글이 관객을 기다립니다. 작품을 매개로 우리 삶에 필요한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텍스트인데요. 단순한 개별 작품 해설을 넘어 예술의 존재가 일상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그 의미를 묻고 있어요. 작가의 메시지를 읽으며 스스로의 생각과 감정이 어떻게 뻗어나가는지 차분히 들여다보세요.

 

 

굿즈 & 아트워크 콜렉팅 숍

예술 작품을 소유하는 건 생각보다 거창한 일이 아닐지도 몰라요. 적어도 아트쉬프트에서는 그렇습니다. 캔버스와 석고, 유리와 돌처럼 다양한 소재로 이뤄진 작가의 원작과 더불어 전시 작품에서 파생된 소규모 굿즈를 함께 만나보세요. 책, 엽서, 키링, 종이 신문 등을 소장하는 과정을 통해 예술이 일상의 테두리를 넘나드는 경험을 제안합니다.

 

 

✔️CHECK POINT | 아트쉬프트는 어떤 곳?

 

- “아트쉬프트의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걸어두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작가의 기획과 메시지가 공간 전체에 스며들도록 설계되며, 관객이 작품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지향합니다.”

 

- “저희 두 작가는 처음에는 1년 단위로 번갈아 작품을 선보이며 전시를 진행했습니다. 전시가 열릴 때마다 벽의 색, 굿즈, 가구까지 직접 제작하며, 작가의 비전을 공간 전반에 구현했습니다.”

 

- “작품을 콜렉팅하는 장벽을 낮추기 위해 포스터, 엽서, 키링, 책과 잡지 등 다양한 굿즈와 글을 꾸준히 제작하며, 예술이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역대 전시

▪ 전아영 작가 전시 <HIDDEN FEELINGS>  2021-2022

▪ 전아영 작가 전시 <HIDDEN FEELINGS>  2021-2022

▪ 잭 로버츠 작가 전시 <OFF THE CUFF>  2022-2023

▪ 전아영 작가 전시 <HOME AT LAST>  2023-2024

▪ 전아영 & 잭 로버츠 아카이빙 전시 2024-

 

📍 을지로점

서울 중구 충무로 54-17 5층

 

📍 동대문점

서울 중구 장충단로13길 20 현대아울렛 동대문점 3층

 

 

✔️CHECK POINT | 현대아울렛 동대문점의 또 다른 컬처 존 ‘서울에디션 플레이리스트’

 

아트쉬프트 외에도 현대아울렛 동대문점에는 문화 예술로 채워진 휴게 공간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2층 서울에디션에 자리한 ‘서울에디션 플레이리스트’죠. 오렌지색의 테이블과 스툴이 눈길을 끄는 서울에디션 플레이리스트에서 음악과 전시가 있는 휴식을 만끽해 보세요. 턴테이블과 LP를 이용해 한국 대중음악사의 주요 앨범을 감상할 수 있는 청음 존, 젊은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서울의 매력을 한껏 담아낸 아트워크 존 등이 마련돼 있답니다.

 

 


 

지금까지 현대아울렛 동대문점에 문을 연 아트쉬프트 동대문점을 살펴봤습니다. 이번 가을 현대아울렛 쇼핑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예술을 매개로 몸과 마음 모두 충전할 수 있는 사유의 공간 아트쉬프트를 잊지 말고 방문해 보세요!

 

📕에디터의 영감노트

사이: 존재의 공간
Between: A Space of Existence

아트쉬프트 동대문점에서 선보이는 첫 번째 전시의 제목입니다. 아울렛이라는 상업 공간 한복판에 둥지를 튼 새로운 형태의 문화 플랫폼. 언뜻 보기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쇼핑과 예술 사이에서 아트쉬프트는 앞으로 어떤 질문을 던지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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