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지돈 씨의 일일 (1)
대구에서 20년을 살았지만 산책을 한 기억은 없다. 친구들과 걷거나 연인과 걷거나 혼자 걸으며 헤매고 방황한 기억은 있지만 그때는 걷기를 산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너무 어려서였을까. 내가 10대였을 때만 해도 취미가 ‘산책’이라고 했다가는 비웃음을 당했다. 대학을 다니던 20대 중반에도 남는 시간에 산책을 한다고 말했다가 ‘잘난 척한다’, ‘고상한 척한다’는 식의 놀림을 받았다. 이제는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나만의 산책로를 찾고, 산책로가 없으면 만들거나, 심지어 산책하기 위해 해외여행을 가는 이도 있으니까.

아무튼 이러저러한 이유로 나는 대구 산책을 순수하게 낯선 도시를 간다는 관점에서 상상하기로 했다. 고향이지만 여행지인 것처럼, 과거의 눈이 아닌 현재의 눈으로 이곳을 바라보는 건 어떨까. 그렇게 하면 과거와 현재의 순서가 역전되지 않을까. 현재 속에서 과거의 기억은 새롭게 발견되고, 도시는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재구성될지도 모른다. 산책의 도시 대구로 말이다.
낯선 도시를 방문할 때 내가 제일 먼저 찾는 장소는 미술관이다. 미술이 좋아서가 아니라 미술관을 둘러싼 환경이 좋아서다. 잘 만들어진 미술관 근처에는 멋진 카페도 있고 산책로도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공공 미술관의 경우 시에서 계획적으로 공원을 조성하고 상권을 형성했을 수도 있고 미술관을 찾는 예술가나 관람객의 성향 때문에 부속 공간이 생겼을 수도 있다. 여하튼 그래서 나는 대구에 어떤 미술관이 있는지 찾아봤다. 새삼 깨달은 건 내가 대구에서 한 번도 미술관에 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미술관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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