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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코 히구치는 SNS 팔로워 31.5만 명에 구찌 · 홀베인 · 월트 디즈니 등 세계적인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였지만 2013년부터 지금까지 그의 얼굴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공식적인 자리마저 새(鳥) 가면을 쓰고 나타날 만큼 철저한 신비주의를 고수하기 때문이죠.

 

이번 전시에서는 한번 보면 잊기 어려운 문어 다리를 지닌 고양이, 팔다리가 돋아난 버섯 등 잘못 꾼 꿈속에서나 마주칠 법한 작가의 시그니처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는데요.

 

작가 스스로 ‘평생 했던 전시 중 가장 마음에 든다’고 평했다는 국내 최초 유코 히구치 특별전! 사랑스럽고도 기괴한 풍경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유코 히구치 특별展: 비밀의 숲>

전시 기간: 2024년 10월 3일 (목) ~ 2025년 1월 22일 (수)

전시 장소: 더현대 서울 6층 알트원(ALT.1)

 

 

 

 

✔ CHECK POINT|유코 히구치는 누구?

가본 적도 없고 가볼 수도 없는 곳에 존재할 법한 생명체를 그리는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

고양이와 소녀, 달팽이 등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즉석에서 그려내는 만큼 특정 주제나 메시지보다는 반복적인 형태가 나타나는 편이에요.

그림책, 영화 포스터, 책 표지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고 있으며 구찌 등의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이번 전시 역시  자신의 성별이나 나이, 배경 보다는 작품에만 집중하기를 원하는 작가의 소신이 담겨 있어 알려진 것이 많이 없다는 것도 특징이에요.



 

 

 

 

 

 




 

 

 

 

 

 

 

Part 1

 

 

아티스트가 직접 기획한 공간

 

 

 

비밀스러운 전시 숲속에는 1,000여 점의 작품들이 서로서로 엉킨 채 울창하게 뻗어 있습니다. 숲의 입구를 찾은 관람객들은 작은 오두막을 지나 안쪽 더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게 되는데요.

 

여기 또 하나의 비밀은 숲속을 헤매며 마주치는 모든 것들에 작가의 손길이 묻어 있다는 것! 작품은 물론 기획부터 설치까지 공간 조성의 모든 과정을 유코 히구치가 감독했기 때문이에요.

 

 

 

 

 

수풀 뒤에서 방문객을 지켜보는 눈동자, 스산하게 너울대는 그림자, 머리 위로 번갈아 뜨는 해와 달, 작가의 실제 갤러리 ‘보리스 잡화점’을 모티브로 한 섹션까지.

 

이토록 섬세하게 구현된 여덟 개의 공간에서 작가의 두 가지 색깔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 CHECK POINT| <유코 히구치 특별전> 더 풍성하게 즐기는 방법!

- H.Point 앱을 통해 제공되는 무료 오디오 가이드 외에도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 2시와 4시에 특별 도슨트가 진행됩니다. 베테랑 도슨트의 생생한 전시 해설은 물론 어디서도 접할 수 없는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알차게 만나보세요.

- 주말보다 평일에 방문한다면 더욱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어요. 사이즈가 크지 않고 묘사가 디테일해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하는 작품이 많답니다.



 

 

 

 

 

 

Part 2

 

 

유코 히구치의

첫 번째 색깔, '귀여움'

 

 

 

유코 히구치의 시그니처인 고양이들. 초롱초롱한 눈빛과 섬세한 털 묘사로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듯 생생하다. 작가의 반려 고양이 ‘보리스’를 모델로 한 덕분이라고.

 

 

 

 

 

유코 히구치의 작품은 사랑스럽습니다. 큼지막한 눈동자에 장난기 가득한 고양이들이 우르르 등장하거든요.

 

앙증맞은 고양이들이 팔랑팔랑 내려앉은 나무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귀여운 동물들이 마중 나옵니다. 색깔이 확실한 초기작부터 여러 브랜드와의 작업물 등 다양한 옷을 갈아입고서요.

 

 

 

 

디저트로 유명한 편의점 브랜드 ‘로손’, 미술용품 브랜드 ‘홀베인’과의 콜라보레이션. 그중 홀베인의 108가지 물감 색상표는 작가가 가장 좋아한다고 꼽은 작업물이다. 고양이, 문어, 꽃, 새 등 다양한 생물을 활용해 컬러 칩을 표현했다.

 

 

 

 

매체에 따라 달라지는 분위기도 흥미롭다. 펜화에서 특유의 디테일이 한껏 극대화된다면 채색화에서는 화사한 컬러감이 엿보이는 식. 벽지 위 빼곡한 패턴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유코 히구치의 그림이다.

 

 

 

 

그림책 작가로서 작업한 원화도 만나볼 수 있다. 국내에 알려진 ‘헝겊 고양이 양코 시리즈’ 외에도 번역 발간되지 않은 책들과 미공개 원화까지 포함되었다. 천연덕스러운 표정과 동작 덕분일까, 어쩐지 다정하다는 느낌이 든다. 말풍선이며 이런저런 설명들이 이국의 언어로 쓰여 있어 어떤 장면일지 상상해 보게 되는 것도 포인트.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된 다섯 점의 작품들. 별도의 스케치 없이 수정이나 확장이 필요할 때마다 종이를 덧붙여가며 그리는 히구치만의 특징이 엿보인다. 이는 주재료인 일본 전통 종이 와지가 너무 얇아 지우개를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이 독특한 작업 방식은 전시 내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Yuko Higuchi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아티스트답게 일본 전국 순회공연은 기본, 이미 다양한 국가에서 전시를 선보여 온 유코 히구치. 그때마다 해당 국가의 색깔을 담은 새로운 작품을 준비한다고 하는데요.

 

이번에도 한국 전시를 위해 제작된 다섯 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화사한 색깔은 물론 한국인의 취향에 맞춰 아기자기한 요소들을 듬뿍 넣어두었다니, 직접 방문해서 감상해 보세요!

 

 

 

 

펠트 아티스트 마사요 이마이와의 작업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납작한 종이 밖으로 튀어나와 봉제 인형으로 되살아난 고양이들. 이름도 생김새도 똑같아 각자의 번호로 불리는 열 마리 ‘구스타브’들이다.

 

 

 

 

고양이 못지않게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문어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생물’이라는 점에서 작가 스스로 동질감을 느끼는 존재다. 산다는 일에 대해 답을 내리고 싶지도, 누군가에게 답을 주고 싶지도 않다는 작가의 가치관이 형상화된 셈이다.



 

 

 

 

 

 

Part 3

 

 

유코 히구치의

두 번째 색깔, '그로테스크'

 

 

 

내 작품에서 정확히 무엇이 귀엽고 무엇이 어두운 것인지 모르겠다’던 유코 히구치의 말처럼 그의 작품에는 정반대의 색깔이 존재합니다.

 

어린 시절 사원에서 지옥도를 접한 뒤 어두운 미학에 끌리기 시작했다는 작가는 공포 만화가인 이토 준지와 공포 영화를 좋아하고, 바깥으로 드러난 것보다 안쪽에 있는 것들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어른으로 자랐다는데요.

 

어두컴컴한 나무 터널을 지나면 사랑스럽던 풍경은 저물고 온전한 작가의 취향이 시작됩니다.

 

 

 

 

식물 뿌리처럼 퍼지는 혈관과 몸속 깊은 곳의 내장. ‘바깥으로 드러난 것보다 안쪽에 있는 것들이 더 아름답다’라고 생각하는 유코 히구치의 미학 중 하나이다.

 

 

 

 

으스스한 그림들은 연극 무대 의상이 되기도 한다. 이곳을 방문한다면 쉴 새 없이 일렁이는 나뭇가지 그림자 사이로 살금살금 섞여 드는 고양이 그림자를 찾아볼 것.

 

 

 

 

서로 다른 종의 결합은 그로테스크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다. 토끼와 물고기, 소녀와 달팽이처럼 이질적인 존재들이 한 몸으로 이어지는 식이다.

 

 

 

 

 

 

 

 


 

 

 

 

전통문화에 대한 애정도 작품으로 구현되었다. 정체불명의 그림자가 어른대는 창문 옆, 17세기 작품을 오마주한 병풍과 족자와 목각 인형이 대표적이다. 하이라이트는 바람의 신과 번개의 신을 오마주한 ‘고양이 풍신뇌신도’. 귀엽기만 했던 눈동자가 어쩐지 섬뜩한 느낌을 풍긴다.

 

 

 

 

각각의 포스터와 작업 방식이 궁금하다면 <히구치 유코 X 오시마 이데아의 영화 이야기(Talk about Films and Posters by Yuko Higuchi and Idea Oshima)’에서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전시 공간 한쪽에서는 유코 히구치의 영화 취향도 엿볼 수 있습니다. 팬아트 문화가 발달한 일본 출신 아티스트답게 기존의 영화 포스터를 재해석한 작업물이 많은데요.

 

그의 인생을 바꾸고 감정선을 만들었다는 <서스페리아>(1977)를 비롯해 <유전>(2018), <라스트 나잇 인 소호>(2019), <나이트메어 앨리>(2022), <펄>(2022) 등 공포 영화의 비중이 압도적입니다.

 

참고로 유코 히구치가 꼭 한번 만나 이야기 나눠보고 싶은 한국의 영화감독은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라네요.



 

 

 

 

 

 

Part 4

 

 

유코 히구치의 작품

직접 소장하고 싶다면?

 

 

최근 일본에서의 전시 테마 ‘서커스’를 그대로 재현한 기념품 숍이 피날레를 장식한다.

 

 

 

 

 

전시의 꽃, 굿즈 존에서는 유코 히구치의 작품을 다양한 형태의 굿즈로 구입할 수 있는데요. 잡화 · 서적 · 문구류 · 리빙 아이템 등 종류도 다채로워 취향껏 골라볼 수 있습니다.

 

 

✔ CHECK POINT| 유코 히구치 갤러리 & 숍 ‘보리스 잡화점(Boris Zakkaten)’

일본 도쿄에 위치한 보리스 잡화점은 전시장 일부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 곳으로, 실제로 많은 팬들이 찾아가는 곳이지만 내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방문하지 않고서는 그 안쪽을 들여다볼 수 없어요.

방문객들의 평이 꽤 좋은 편이니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가볍게 둘러봐도 좋겠죠?



 

 

 

 

 

 


 

 

 

 

 

 

 

 

 

하나하나 자세히 관찰하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넘어가는 <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이동할 때와 잠잘 때를 빼고는 항상 무언가를 그리고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엄청난 분량을 자랑하는데요.

 

세상 어딘가에 정말로 그런 생명체가 존재할 것 같은 기분마저 자아내는 유코 히구치의 마법! 지치지 않는 창작력과 꾸준함이 빚어낸 그 특별한 세계를 놓치지 마세요.

 

 

🖋 에디터의 영감 노트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낸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요즘처럼 앉은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아 탐나는 것들도 넘쳐나는 세상이라면 더더욱이요.

본인이 좋아하는 것들을 묵묵히 그려온 유코 히구치는 그래서 더 멋져 보입니다.

중심 잡기 어려운 세상에서 자신만의 주파수에 귀 기울이는 법이 궁금하다면, 이번 겨울 유코 히구치의 세계를 거닐어보는 건 어떨까요? 여기서 또 어떤 힌트를 얻게 될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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